2017년 집을 지었다. 2010년부터 집을 지으려고 많은 책을 읽었고, 현장도 여러 군데 가 보았다. 나는 건축을 전공했다. 건축일을 하지는 않지만 건축은 나의 꿈이었다. 단독 주택을 설계할 때 내가 겪은 내용 중심으로 건축주가 꼭 알아야 할 사항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주택을 짓기 전에 한번 되짚어 보길 바란다.
1.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생각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파트는 창의성을 저해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설계는 건축사가 하겠지만, 건축사 또한 건축주의 생각을 알아야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건축사가 잘 알고 있으니 맡기려면 그냥 확실히 건축사에게 맡기면 된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조금 알고 있는 게 당연 좋다.
우리는 아파트에 살고 있고, 아파트 평면이 40년 가까이 잘 설계된 평면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의 거실을 중심으로 공간이 연결된 구조이다. 아파트 문화가 안착되고, 아파트가 우리나라에서 고급 주택으로 여겨지면서 최근 혹은 10년 전 전원주택을 보면 아파트와 비슷한 평면을 가진 주택이 많다. 내가 아파트 평면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는 효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동선과, 실용성, 활용성, 경제성이겠다. 주택은 조금 다르다. 주택은 라이프 스타일이다. 가족 구성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경제성과 실용성도 중요하지만 평생 살 집 우리 가족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집이 낫지 않겠나 싶다. 아래 내용들을 보면 아파트에서는 없는 내용들이 많을 것이다. 하나씩 보면서 우리가 왜 아파트로부터 생각을 변화해야 하는지 이래 글 들을 보면 이해 될 것이다.
2. 전실과 본실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아파트에는 전실이라는 개념이 별로 없다. 전실이라는 것은 집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있는 중간 버퍼 공간이다. 현관이 전실에 해당되기도 하고, 집 현관을 들어가기 전의 외부 공간과 만나는 공간, 그렇지만 닫혀 있는 공간이 전실이다.
아파트는 현관이 있지만 공간이 작고, 전실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거의 실내 공간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주택에서 전실은 내부와 외부의 중간 공간이다. 전실에는 신발장이나, 내부에서 사용하는 창고, 보일러실 등의 실내에 두기 조금 애매한 것은 수납하거나 보관하는 장소로 보면 된다. 전실이 있으면 실내를 더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고, 실내외에 둘 수 없는 물건을 두기 좋다. 예를 들면 유모차, 우산, 공구 등이라 보면 되겠다. 그렇기 때문에 전실의 공간은 아파트처럼 작게 설계할 필요가 없다. 전실은 우리네 시골집의 토방과 같은 공가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넓게 설계하면 상당히 편리하다. 손님이 잔뜩 오더라도 신발이 날아다니는 일도 없고, 사람이 여럿 서 있을 수 있어서 인사하기도 좋다.
3. 전실과 내실의 단차가 있으면 편하다.
전실을 좀 신경 써서 설계하면 좋다고 말했다. 전실이 토방과 비슷한 공간이라고 했다. 토방을 생각해 보자. 토방에서 신발을 신을 때 무릎 높이의 단차가 있다. 단차가 있으면 어떤가? 앉기 편하고, 신발을 신기 좋다.
전실을 내실보다 약 35센티 이상 (40센티 정도가 적당)으로 단차를 주면 정말 편리하다. 아파트에서는 단차를 줄 수가 없다. 왜냐면 아랫집 천장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에서 전실과 내실의 단차 있는 집은 집을 더 매력적이게 만들고 더 편리하게 해 준다.
4. 화장실을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하고 변기 세면대 욕조는 같은 곳에 있을 필요는 없다.
외국에 나가보면 화장실에 배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배수구가 없는 곳이라는 것은 건식 화장실이라는 것이다. 조금 난감할 것이다.
주택을 지을 때 화장실과 욕실을 구분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좋다. 변기와 세면대가 있는 공간은 습식일 필요가 없다. 아파트는 공간이 작기 때문에 변기와, 욕조, 세면대가 같이 있는 구조이지만 주택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주택을 지을 때 세면대와 변기가 있는 곳은 건식으로 설계하고, 욕조와 샤워기가 있는 곳은 습식으로 설계하는 것이 좋고, 단차를 주어 물이 넘어오지 않게 하면 편리하다. 샤워를 하고 건식 공간으로 올라와서 몸을 닦고 옷을 입을 때도 좋다.
5. 다락의 활용성과 실용성 고려
다락의 활용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락이 있는 방은 여름에 덮고 겨울에 춥다. 다락을 만들더라도 천장을 일정 부분만 오픈하는 것이 좋다. 또 다락이 향후에 활용성면을 생각해야 한다. 과연 아이가 얼마나 사용할지 생각해 봐야 하고, 어떤 용도가 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6. 2층에 테라스나 발코니는 좋지만, 파티 공간은 불필요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맨스를 생각해 보면, 집에 발코니나 테라스가 있는 집을 생각한다. 2층에 발코니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마당이 있는 집에서 2층의 외부 공간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필요성이 정말 떨어진다. 발코니나 테라스가 있으면 유리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비가 오는 날에도 비가 안 들치기 때문에 창문을 열 수 있다. 두 번째는 빨래를 널 수 있다. 세 번째는 담배? (금연해야 합니다)를 피울 수 있고 외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네 번째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여름에는 뜨거운 볕을 막아준다. 겨울에는 태양고도가 낮기 때문에 빛은 잘 들어온다.
이 부분을 고려하면, 발코니가 넓으면 공간 활용이 떨어진다. 마당이 있기 때문에 또 부엌이 대부분 1층에 있기 때문에 2층 외부 공간의 활용이 떨어진다. 필요한 부분은 지붕의 처마가 없다면 햇빛을 막아주고, 비를 막아준다.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해 보면 2층의 외부공간은 없어도 안 좋지만 있다면 너무 큰 공간 (파티를 하거나 차를 마시거나)은 불필요하다. 창호 설치 방법에 대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 바란다. https://sailinglife.tistory.com/entry/%EC%97%AC%EB%A6%84%EC%9D%84-%EC%8B%9C%EC%9B%90%ED%95%98%EA%B2%8C-%EC%A3%BC%ED%83%9D-%EC%84%A4%EA%B3%84%ED%95%98%EB%8A%94-%EB%B0%A9%EB%B2%95-%EB%AA%87-%EA%B0%80%EC%A7%80-%ED%83%9C%EC%96%91-%EA%B0%81%EB%8F%84%EC%99%80-%EC%B0%BD%ED%98%B8-%EA%B7%B8%EB%A6%AC%EA%B3%A0-%EB%B0%B4%ED%8A%B8
7. 처마의 중요성, 한옥에서 처마는 멋과 기능의 예술품이다.
처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최근에는 처마 있는 집이 거의 없다. 처마는 건축한계선에 포함되기 때문에 (최근에 처마에 대한 건폐율 포함 여부가 조정된 것 같습니다. 지역법률 확인이 필요합니다) 처마가 길면 내부 공간이 줄어든다. 이 부분과 미적 요소 때문에 처마가 없다 처마가 없는 집은 여름에 매우 더울 수 있으니, 발코니 설치나 창문 위로 썬쉐이드가 필요하다. 처마가 있으면 좋은 점이 집 외벽에 물자국이 없다. 처마가 길면 비를 막아주고, 여름 햇빛을 가려준다. 방수에도 유리하다.
우리나라 전통 한옥의 처마를 생각해 보면, 처마는 다양한 기능을 했다. 외부 공간과의 연결 전실 부분 역할도 했고, 처마에 여러 농작물이나 도구를 걸어 놓기도 했다. 처마가 없는 집이라면 디자인적으로 수려할 수 있다. 처마가를 없게 계획한다면 남쪽 발코니 부분을 고려하는 게 좋고, 창문의 방수에 신경 써야 하며, 외부는 스타코 보다는 벽돌이나 징크 사이딩이 유리하다. 꼭 빗물받이 설치가 요구된다.
8. 겨울과 여름의 태양 고도에 따른 창문의 위치
집을 지을 때 겨울철 단열에는 신경 쓰지만 여름철 햇빛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남쪽 창문이 지붕선과 수직으로 일치한다면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막을 수 없고, 햇빛이 집안으로 들어와 온실효과가 생긴다. 뜨거운 열기가 집안으로 들어온다. 집안에 블라인드 커튼을 설치하다라도 열기가 들어오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썬쉐이드를 하면 모양이 안 이쁘다. 단열도 중요하지만 자연을 이해해야 더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 천창도 마찬가지다 천창을 남쪽 지붕에 설치하기보다는 북쪽에 설치하는 게 좋다. 남중고도에 대한 이해는 아래링크를 참조 하길 바란다.
9. 디자인이 너무 복잡한 집은 피해라
설계를 할 때 설계사가 설계한 집을 보면 매우 수려하고 이쁜 집을 짓는 건축사가 있다. 집은 이쁜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 사는 사람에게는 실용성이 더 중요하다. 집안과 밖에 디자인적 요소가 많이 들어간 집은 이쁠 수는 있지만 하자 발생의 요지가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목조주택은 지붕에 옥상 만드는 것을 자제해야 하고, 콘크리트 집은 면이 너무 많은 집을 지으면 단열에 취약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주택이 지어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콘크리트 주택의 지붕 부분은 목조로 짓는다거나, 목조주택에 중앙부에 콘크리트 내력벽을 만들어서 공간감을 확보하기도 한다. 내부에도 너무 많은 디자인적 요소는 실용적이지 않을 수 있으니 적당한 타협이 필요하겠다.
10. 목조, 콘크리트, 스틸 하우스의 장단점
마지막으로 목조, 콘크리트, 스틸 하우스의 장단점을 간단히 비교해 보면
목조주택은 단열에 매우 유리하고, 공기가 짧으며 수리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물에 노출되거나 하면 집이 오래가지 못하니 관리가 중요하다.
콘크리트 주택은 방음에 좋고, 견고하며 방수에도 유리한 면이 있다. 하지만 단열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스틸하우스는 최근 인기인 것 같다. 목조와 콘크르트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형태의 구조라고 보면 되겠다.
11. 동선을 고려하면 집의 설계는 대충 그림이 나온다.
동선을 고려해야한다. 동선을 고려하지 않으면 집안에서 교통체증이 생기고, 에너지 낭비가 된다.
집으로 들어오는 길과 가까운 곳에 출입구를 설치한다. 출입구는 절대 2개를 만들지 마라 두개가 되면 내 신발이 어딨는지 찾게 되는일이 분명 생긴다. 지하주차장이 있더라도 주차장에서 오는 동선과 사람이 오는 동선은 현관앞에서 만나서 함께 들어오게 설계한다.
2층이 생활공간인 경우가 많은데, 세탁실은 어디가 좋을까? 2층이 분명 좋다. 빨래 가지고 1층으로 내려와서 세탁하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가는 일을 반복하면 무릎 나간다. 욕실도 2층에 있어야한다. 1층에도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잘 판단하길 바란다. 욕실과 화장실에서 나오면 벽이 있으면 좋다. 욕실앞에 세탁실이 있으면 바로 빨래 넣고 동선이 짧아진다. 욕실에서 나왔을 때 창문이 있으면 난처하다. 화장실 문 앞에는 벽이나 내부 공간이 있으면 옷 벗고 달리는 일이 줄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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